작품소개
그 남자는, 테오도르 윈터는 참 불쌍한 남자였다.
제국의 북부에서 조용히 삶을 마감하자, 그것이 테오도르의 소망이었다.
그런 그의 차가운 삶에 한 줄기 햇빛이 들었다.
마치 갓 돋아난 새싹 같은 이자벨의 손은 구원이고 유일이 되기 충분했다.
멍청한 테오도르 윈터는 다짐했다.
이 나라를 차지해 이자벨을 황후의 자리에 올려 주자. 그리고, 그리고. 행복하게 살자.
순식간에 북부는 온 나라의 적이 되었고 테오도르는 황태자의 손에 처형당했다.
‘사랑해.’
그렇게 마지막 말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것이 북부의 주인 테오도르 윈터의 최후였다.
‘온 나라의 권력자가 한 여자한테 반했는데 그 나라 앞으로 괜찮은 거 맞아?’
역하렘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집착 서브남이 너무 좋다는 조카의 이야기에 심원영은 황당해졌다.
심원영의 취향은 유일함이다.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손끝만 닿아도 간질간질한 그런 사랑. 그것이 그의 취향이었다.
조카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혼자 실없이 웃던 그는, 밀려오는 술기운에 눈을 감았다.
“일어나!”
눈앞이 번쩍거리고 어질거리는 것이, 혹시 욕조에서 잤나? 감기라도 걸리면 귀찮다.
그래, 알았어. 그렇게 말하듯 손을 흔들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잘 움직이지 않았다.
“빨리 도망가야 해!”
그 말과 함께 눈앞이 새하얗게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헤젤!”
“알겠어, 한……. 뭐?”
망했다, 며칠간 미뤄 두었던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