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현대물, 전문직, 사내연애, 계약연애, 원나잇, 운명적사랑, 뇌섹남, 능력남, 재벌남, 사이다남, 직진남, 다정남, 절륜남, 카리스마남, 존댓말남, 짝사랑남, 다정녀, 능력녀, 짝사랑녀, 쾌활녀, 달달물, 로맨티코미디
유명 건축가 윤세주가 대표로 있는,
윤 스튜디오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길청하.
입사 초에는 세주에게 흑심을 품기도 했으나
그의 인간미 없는 철두철미함에 무뎌져 가던 무렵,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져 버렸다!
그건 바로.
“길 팀장, 난 고지식한 편이라 오늘 우리가 자면 당신 나랑 결혼해야 해요. 그래도 이 단추 내가 풉니까?”
“까짓것 하죠, 뭐. 나 길청하는 윤세주와…… 결혼한다!”
술김에 그와 사고를 친 것도 모자라
기억나지도 않는 결혼 약속까지 해 버린 것!
하지만 그날을 리셋하고 싶은 건 오로지 청하뿐,
세주는 열 번의 데이트를 제안해 오는데……?
▶잠깐 맛보기
“사랑 없이 의무감만으로 하는 결혼은 두 사람 다 불행하게 만들어요. 대표님. 전 행복해지고 싶어요.”
세주의 짙은 눈동자가 청하만을 향했다.
그녀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얼마 후, 그는 이 제안이 꽤 합리적이라고 여겨졌던지 수락했다.
“그러죠. 대신 나도 한 가지 추가 제안할게요.”
“말씀해 보세요.”
“만일 우리 마음이 통하게 된다면, 그땐 바로 결혼합시다.”
청하의 가녀린 어깨가 흠칫했다.
그걸 정통으로 보고 있던 세주가 느닷없이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는 당황했다.
뭐야. 저건 갑자기 왜 꺼내?
“대표님 뭐, 뭐 하세요?”
“길 팀장이 이미 나한테 약속한 바가 있다는 걸 상기시키려고요. 이걸 법률 용어로 ‘증거’라 그러죠?”
기어코 화면을 툭툭 두드리는 걸 목격한 청하가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만……! 그거 안 트셔도 제가 그날 했던 말 다 기억해요!”
“그래요? 난 또 기억 못 하는 줄 알고. 다행이군요.”
그제야 휴대폰을 내려놓은 세주가 계속 해 보라는 듯 손짓했다.
태연자약한 그를 조용히 흘기던 그녀는 기꺼이 덧붙였다.
“알아요. 잔 여자랑은 결혼해야 하는 분인 거. 처음 제가 약속한 것도 그거였으니까. 좋아요, 해요.”
어차피 당신 나한테 학을 떼게 될걸.
절대 서로를 좋아하게 될 리 없음을 알아서, 청하는 어렵지 않게 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계약서에 서명하듯 샴페인 잔을 든 그녀가 그를 향해 내밀었다.
세주도 똑같은 행위를 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동시에 열렸다.
“잘 부탁합니다. 길 팀장.”
“잘 부탁드려요. 대표님.”
까랑!
그들은 동상이몽을 품은 채 가볍게 건배했다.
곧이어 슬쩍 고개를 틀어, 샴페인을 음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