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현대물, 맞선, 사내연애, 선결혼후연애, 능력남, 재벌남, 직진남, 후회남, 상처남, 무심남, 냉정남, 능력녀, 다정녀, 짝사랑녀, 상처녀, 외유내강녀, 삼각관계, 오피스물
“이혼해요, 우리.”
다윤은 드디어 이혼이란 단어를 내뱉었다.
남편 준의 애정만 갈구하던 지긋지긋한 시간을
더 이상 버텨 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뭐든 당신 마음대로 다 해. 다만, 이혼은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만 이혼을 얘기하는 순간마저 일을 좇는 무관심한 준의 모습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인내심이 끊어졌다.
“그럼, 허락해 주세요.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거.”
순식간에 구겨지는 준의 얼굴에 다윤의 눈이 생글생글 빛났다.
그리고…….
“많이 좋아해, 다윤아. 우리 만나 보자. 정식으로.”
남편이 아닌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정말, 바람피워도 되는 걸까?
▶잠깐 맛보기
“애초에 왜 나와 결혼을 한 거지? 난 당신이 원하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공기 중에 무겁게 퍼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다윤은 픽 하고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그러게요. 내가 왜 그랬을까요. 참 어리석게도.
“실수였어요.”
다윤이 무감한 눈으로 준을 바라봤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이혼을 말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를 사랑했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태우듯 흘려보낸 시간이 벌써 3년. 뜨거운 감정은 연기가 되어 재만 남았다.
“그러니 이만 끝내요, 우리.”
싸늘하게 굳은 다윤의 얼굴을 준이 나른하게 바라봤다. 피식. 그의 입술 사이로 또다시 가벼운 웃음이 흘렀다.
“세상엔 말이야. 되돌릴 수 없는 실수가 있어.”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불길한 예감에 다윤이 인상을 구겼다. 준은 똑똑히 들으라는 듯 힘주어 말했다.
“난 당신과 절대로 이혼하지 않을 거야.”
“…….”
“뭐든 당신 마음대로 다 해. 다만. 이혼은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완강한 얼굴이 말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기를 쓰고 붙잡고 있던 인내심이 투둑 하고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요.”
다윤의 눈이 생글생글 빛났다.
“다른 남자 만나도 돼요?”
순식간에 구겨지는 남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다윤이 속삭이듯 은밀하게 말했다.
“바람피워도 되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