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현대물, 동거, 오해, 재회물, 첫사랑, 사내연애, 갑을관계, 소유욕/독점욕/질투, 츤데레남, 능력남, 재벌남, 사이다남, 직진남, 계략남, 집착남, 짝사랑남, 순정남, 카리스마남, 다정녀, 상처녀, 짝사랑녀, 순정녀, 잔잔물
한때는 그를 짝사랑했지만
좋은 기억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과거에 지독히도 연을 괴롭혔던 남자.
그런 놈이었다, 마성훈은.
"사람을 보낼 테니 다음 주쯤 내 집으로 들어와."
그런데 어렸을 적부터 자신을 돌봐줬던
성훈의 어머니가 하는 부탁을 거절 못 해
그의 비서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은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지금 저더러 전무님과 같이 살라는 말씀인가요?”
"맞아, 동거하자는 뜻이야.”
무슨 꿍꿍이인지 성훈은 연을 곁에 두겠다고 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 급기야는 연인 행세까지 하잔다.
“그래서 어쩌자고. 나더러 너랑 키스라도 하라는 거야?”
“해 보자는 거야. 키스든, 뭐가 됐든. 한번 끝까지 가 보자고.”
그렇게 엇갈렸던 악연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데……?
▶잠깐 맛보기
“너 나 싫어하잖아.”
“방금 그 말은…… 그냥 못 넘어가겠는데.”
성훈이 비스듬히 상체를 기울였다. 지척으로 다가오는 얼굴을 보면서도 움직이지 못한 건 낯설고 진지한 표정 때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가끔 성훈의 얼굴에 드러나는, 여태 본 적 없는 표정. 마치 자신을 매우 열망하는 듯한…….
“말은 똑바로 해야지, 이연.”
굳어진 채 자신을 응시하는 연의 얼굴로 그가 손을 뻗었다. 그녀는 흠칫 어깨를 떨었으나 물러설 구석이 없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다. 피하지도 않고 얌전히 단념하는 태도가 오히려 성훈을 자극했는지, 그가 옅게 웃었다.
“싫은 게 아니라, 싫어했던 거야.”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새카만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붉어진 귓불에 손끝이 간지럽게 스쳤다. 순간 연의 등줄기로 오싹한 소름이 내달렸다.
“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다르지.”
과거는 싫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나 너 안 싫어한다고, 이연.”
예상치 못한 선언에 연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