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위수, 요치, 자오, 성연.
네 개의 부족으로 구성된 나라, 환국.
하지만 환국은 누군가의 음모로 참혹히 무너져 버린다.
황폐해진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그리고 나라를 탐하는 자를 알아내기 위해.
위수의 공주 은평은 뿔뿔이 흩어진 후계자들을 찾아 힘을 합치기로 하고.
“오랜만이야, 우로.”
“……은평?”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요치의 후계자이자 그녀의 짝사랑 상대인, 우로였다.
그러나 그와 함께하는 길, 적들의 위협은 끊이질 않는데.
“계속해서 누군가를 해치게 될 수도 있어. 그래도 후회하지 않겠어?”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어, 은평.”
“하지만…….”
“너의 짐을, 내가 같이 짊어질 수 있게 해 줘.”
은평과 우로는 남은 후계자들을, 그리고 환국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본문 중]
말썽이 끊이질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마를 문지르는 것도 잠시, 우로가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묘하게 웃음 지은 그가 가까이 손을 뻗자 은평이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왜 그래?”
“잠깐 있어 봐.”
유하게 웃은 우로가 은평이 물러나지 못하도록 어깨를 잡고 턱과 입 주위를 문질렀다. 다친 것도 아닌데 왜 그러지, 생각하던 그녀가 이내 그 이유를 깨달았다. 연기로 인해 거뭇거뭇한 그을음이 그의 얼굴에도 묻어 있었다.
어린 소년 같은 모습이 우스워 피식, 은평도 우로처럼 웃음을 흘리고 손을 올렸다. 뺨에 묻은 것을 닦아 내며 그의 눈을 응시하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마치 닿을 수 없던 진귀한 것을 손에 얻는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