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렇게 크게 소리쳐 보기도 처음이었다. 참아야 좋은 날 온다는 엄마의 말은 전부 거짓이었다. 세상은 참고 인내하는 날 알아주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했던 것일까.
그래서…… 난 좋은 아내였나?
아니면 자랑스러운 엄마였나?
그렇다면, 착한 딸이었나?
왜, 왜 나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을까.
더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였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깨달았었다. 그래서 다시 노력해 보려고 한다. 행복해지기 위한 몸부림을.
지켜봐 줘……. 엄마!
***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요?"
나는 그의 손끝만 바라보다 그에게 뜬금없이 물었다. 확인하고 싶은 마음일까.
"취했어?"
"아니, 벌써요?"
말로는 그래도 벌써 혀가 꼬이고 있다. 이대로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런 걸 물어?"
뇌가 마비됐나……. 그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괜한 걸 물은 걸까. 그는 내 표정을 바라보고 있더니,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웃었다……."
나는 바보처럼 그가 하는 행동을 말로 풀어 놓고 스트레이트 잔에 손을 댔다. 내가 술을 마시려고 할 때 그가 내 손을 붙잡았다.
"왜 잘해주는 것 같아?"
"응?"
그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조금 뒤로 물러났다.
"좋으니까."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때 그가 작게 말했다.
좋으니까……. 좋으니까……. 나 어떡하지? 나도 그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