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는, ‘계약 연애’를 제안한 명품 브랜드 ‘Roy’의 최연소 이사. 그녀는, 건방지게 ‘시간 낭비’라며 대차게 그를 거절한 ‘계약직’ 직원. 맞선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이 달라 단순히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로 지낼 줄 알았건만.
“왜 술 마시고 전화했습니까. 그것도 18통이나. 18통.”
김독사, 김메두사, 김까탈 등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진 그에게 세상에, 그냥 전화를 한 것도 아니고 무려! 18통을 했다! 시팔 통을! 이 염병할 놈의 주사가 처참한 결과를 몰고 온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감정 없는 연애는 사절! ……하려고 했지만, 선유는 수완의 앙큼한 계략에 걸려들어 결국은 제안을 수락하고 마는데.
“혼자 두는 거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요.”
계약. 연애. 진짜 연애가 아니고, 계약, 연애. 한 사람에겐 비밀을 지켜주고 한 사람에겐 방패막이 되기 위해 하기로 했던 연애. 그런데 선유는 왜 자꾸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연애가 끝날 때 날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머릿속 귀퉁이에 자리 잡는 작은 궁금증과 씁쓸함을 가진 그녀에게, 그가 다시 통보했다.
“우리의 계약 연애는 끝났습니다.”
“…….”
“계약 연애가 끝났다고 했지, 당신과 내 관계가 끝났다고 한 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