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천국에서 이 세상을 내다볼 수 있을까.
마음속까지 볼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볼 수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나를 천국의 엄마가 보고 있다면 슬퍼할 테니까.
“히나(陽菜)! 히나!”
굴러오듯 병원으로 달려온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집중 치료실에서 뭔지 모를 기계들에 연결된 빈사(瀕死)의 동생이었다.
멍하니 멈춰 선 나에게 상처투성이의 다이키(大樹)가 무릎을 꿇었다.
“……미안, 미우(美雨) 씨. 내가 같이 있었는데…….”
붕대가 감겨진 떨리는 주먹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을 잡아뜯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중한 여동생의 연인을.
“……사고야?”
그게 아니면 설마 그가?
떨리는 내 목소리에 다이키가 눈을 부릅뜨고 세차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고야.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이쪽으로 달려와서…….”
그래…….
나는 눈을 가리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불운의 사고였다는 걸 알아도 되돌릴 수 없는 죄책감에 온몸이 떨려왔다.
다이키도 그런 나에게 건네는 말을 찾을 수 없는 듯 그저 고통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알려지면 안 될 사랑이었다.
서로 신중하게 마음을 감추고 자칫 끌리는 순간을 모르는 체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넘쳐 버린 마음.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젯밤 우리는…….
히나.
내가 차에 치였으면 좋았을 텐데.
* * *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억을 끌어안고,
미우는 오늘도 동생 히나와 살아가고 있다.
“언니, 나 남친 생겼어!”
아끼는 동생의 첫 남친. 동생의 소개로 만난 그는
놀랍게도 히나의 기억 속에 있는 남자였다.
“……이래서 안 되는데… 동생의 남자친구인데…….”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면 할수록
동생의 남친, 다이키는 점점 더 미우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그러던 어느 날.
히나의 사고를 계기로, 그들의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하는데…….
동생의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언니.
그 관계에서 시작되는 순애 러브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