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좋아해요.”
긴장한 듯 입술을 적신 정우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난 귀찮은 일도 싫고, 어린애도 싫어.”
그는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사람 사이에 주기란 게 있다면,
만남과 헤어짐만이 아닌 두 사람 사이의 관계 변화에 대한 주기라는 게 있다면,
아마 태완과 그녀 사이의 주기는 아무래도 5년, 5년이 그 주기인가 보다.
그리고 그들은 또다시 재회했다.
리안퍼니쳐의 직원, 나정우와 새로 부임한 사장, 최태완으로.
그는 당당하게 그녀에게 말한다. 취향은 변하지 않는다고.
“내가 볼 땐 넌 계속 나정우인데, 나정우가 아니라는 표정을 짓고 있어.”
정우가 멈칫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결국 그것도 나니까. 확실한 건 시간이 흘렀다는 거예요.”
“그래. 시간이 흐르고, 나정우는 자랐고, 변했겠지.”
“……혹시 예전 일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거니까.”
담담히 말하고 일어서는 정우의 손목을 태완이 잡았다.
“지금은 아니라면? 내가 아니라면?”
태완과 정우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그녀가 쓴웃음이 지으며 말했다.
“그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