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드립니다. 임신 12주째이십니다.” 이제 재인의 나이 22살.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던 사람과의 하룻밤, 그리고 아이. 후회와 자책 속에서도 배 속의 아이는 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재인은 배를 꼭 끌어안으며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버리지 않을게.”
“네가 죄송하다고 할 이유 없고 잘못 찾아온 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치지도 말고 사라지지도 마.” 그 일이 있고 난 후 3개월. 여준은 항상 그녀를 찾았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불안에 떠는 재인을 안타깝게 바라보다 힘껏 끌어안았다. “내 옆에 있어. 내가 지켜 줄게, 재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