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가을 어느 날, 좁다란 동네 비디오 가게 안에서 아련한 추억 속의 첫사랑을 마주쳤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바람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그녀 안의 상처를 몰아내 주는 부드러운 봄바람…….
**본문중에서
“윤정아, 우리 진짜 애인하자!”
안 돼. 건욱아, 날 흔들지 마. 난 안 흔들려. 뿌리가 깊다고. 태현 씨 하나만 담기에도 벅차.
윤정은 그를 마주하며 마음속으로 그렇게 내뱉었다. 그의 눈빛이 아무리 절실하고 간절하다 해도 그녀에겐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못 들은 걸로 할게. 오늘 일은…… 술에 취해서 둘 다 실수한 걸로 생각하자.”
“실수 아니야!”
“실수 맞아! 건욱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줄 알면서도 이런 건 분명한 실수야!”
그의 표정이 차갑게 일그러져 보였다. 건욱이 가깝게 다가왔다.
그는 놀라 뒷걸음질 치는 그녀의 팔을 홱 붙잡아 당겼다. 그 바람에 미끄러지듯 윤정은 그의 가슴에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