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강추!]
"당신의 청혼을 허락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눈매가 다시 가늘어졌다. 저 버릇은 여전하다.
한해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평생 그런 바보 같은 사랑은 하지 않겠지.
그저 삶이란 가벼운 간지럼처럼 긁적, 긁적 긁고 말겠지.
11월의 나무처럼 말이다. 복잡한 이 세상의 인연 따위는 가볍게 스치는 바람처럼 그렇게 털어내면서....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프게 사랑했고, 비록 이젠 끝나버린 짝사랑이었지만 그래도 그 사랑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짊어지고 싶다.
그의 이혼을 아파하고, 죽는 순간까지 그가 행복하길 바라는.
속을 알 수 없는 눈매가 가늘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무슨 의미입니까?"
정중한 도운의 말투에도 한해는 기죽지 않았다.
지금의 사랑이 끝나 버려도, 지난 사랑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야.
"사는 내내 내 지난 사랑이 걸림돌이 될 테니까. 당신 곁에서 태연히 임 피디를 바라볼 만큼 난 뻔뻔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차라리 잘 된 거야. 난 이렇게 끝나버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서야 로맨스 장편소설『11월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