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선생, 연애 하고 싶지 않아?” 준호의 질문에 세인은 별 소리 다 듣겠다며 툴툴거렸다. “아니 별로. 서로 밀고 당기고, 그딴 갑갑한 짓은 도저히 적성에 안 맞고, 그냥 올해 안에 하고 싶은 게 있긴 해.” “그게 뭔데?” 준호가 궁금한 듯 턱을 앞으로 내밀며 물었다. “후우 알다시피, 내가 지금 스물아홉! 이제 몇 달만 지나면 찬란한 20대는 영영 굿바이거든. 그 왜, 누군가 시집도 냈잖아. ‘서른, 잔치는 끝났다’ 그런데 나는 그 잔치도 제대로 못 하고 그냥 보내는 게 아쉬워서. 정말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서…….” 세인은 이미 혼자만의 세상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나른한 이마에서 희미한 빛이 났고, 살짝 벌어진 입술은 열에 달뜬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미……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