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하늘로 날아갔다. 레즈비언인 나를 떠나 남자 품으로 갔던 그녀. 그토록 원하던 아이를 낳은 그녀인데,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자살을 했다. 그녀의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도대체 당신 뭐냐고. 내 아내는 도대체 누구냐고!
선영이, 자신의 정체성까지 버리고 나를 사랑했던 여자, 그러나 끝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남자를 찾아간 여자. 그녀는 정말 누구였을까. 이성애자를 사랑한 레즈비언과, 레즈비언을 사랑한 여자, 정체성과 현실 사이에서 아픔이 내정된 그녀들의 첫 만남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길 한 복판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