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 나이 마흔다섯.
남부럽지 않은 직장의 고급관료이자 살면서 말썽 한 번 부리지 않은 효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정정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도 아직 이 나이되도록 결혼하지 못한 죄인이다. 아버지는 선이라도 보라고 성화시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게이인 것을.
더구나 난 최근 어떤 중년의 화가에 푹 빠져있다.
화가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 같지 않고,
'널 좋아하지만 사랑이나 섹스는 싫어.'
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이상한 사람이다.
왜 이런 남자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아참, 난 며느리는 커녕 자식도 없구나.
아무튼 사랑하는 남자가 뜬근없는 소리만 하면서 나를 거부하는 동안,
집안에선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결혼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