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도나는 사랑을 앞세운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는다.
도나는 아버지의 사업보좌역인 브로디 폭스가 자신을 기만했음을 알고는 파리로 훌쩍 가버린다. 모두가 여름휴가를 떠나 버린 텅 빈 파리에서 도나는 번역일을 하며 새로운 생활을 즐기는데, 도박에 빠진 쌍둥이 남동생 개빈의 문제를 해결키 위해 영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브로디와 만나게 된 도나, 하지만 그를 받아들일 순 없다.
▶ 책 속에서
"내게 싸움을 걸지 마."
브로디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푸른 눈에 불꽃이 튀며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으나 다음 순간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우는 것을 보고 도나는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왜 그래, 도나? 왜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하려고 하는 거지? 내가 뭘 어쨌길래?"
"지난 일들은 말하고 싶지 않아요."
"난 말하고 싶어." 그가 조금 몸을 움직이자 이젠 거의 맞닿은 느낌이었다.
"당신이 원하든 않든간에 저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도나는 그의 넥타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햇볕에 많이 그을었군."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매만졌다.
도나는 질겁을 하고 놀란 말처럼 머리를 흔들며 그의 손을 피했다. 사실 그의 은밀한 목소리에 목이 콱 막혀 왔다. 그러나 지금의 그의 눈빛을 진짜 사랑의 빛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그녀는 어리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