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게이들의 사랑을 특징짓는 '식성(취향)'이라는 명제는 문학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인터넷에 구축된 게이들의 로맨스소설 쓰기는 일반소설에선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캐릭터의 로맨스 주인공들을 창출해낸다.
일례로 보통의 로맨스소설에선 비열한 악당이나 왕따 역이나 어울림직한 뚱보들이 <베어 처비를 사랑하는 게이들의 모임> 같은 곳에선 닭살스러운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고, 리수의 이 소설 <이웃집 남자>에서처럼 40대 후반의 건축노동자가 <중년남자를 좋아하는 게이들의 모임> 등지에서는 근사한 로맨스그레이로 그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많은 비난을 받는 게이들의 식성집착주의는 사실 살벌한 외모지상주의 세계에서 남자의 품위를 한 계단 높이는데 일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덕분에 우리는 소설 속 202호 남자 같은 근사한 편지를 쓸 줄 아는 중년아저씨를 만나게 된 셈이니까.
또한 유부남 게이가 자신의 상황을 대하는 자세도 주인공이 이웃집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리 다르지 않다.
정욕과 사랑과 염원을 모두 바라보기만으로 한정하는...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