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했던 남자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기꺼이 맞이하는 모습을 봐야만 했던 가엾은 여자 신제희.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는 충격과 복수심에 점점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사랑했던 남자와 그를 죽인 사람만을 기억한 채, 복수심으로 가득 찬 새로운 사람이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온다.
그런 그녀를 사랑했던 또 다른 남자 류희우는 변해버린 그녀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그녀가 지난 날 상처를 딛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기 시작한다.
거부하고 또 거부하는 그녀의 옆에서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를 도와주며 사랑을 키워 가는 그의 모습에 점점 제희는 마음을 열고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저 쉽고 순탄한 사랑이 아니었다. 방해물과 방해꾼들을 앞에 둔 그들의 사랑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면서도 불안감을 동반하고 있었다.
신들이 허락하지 않은 운명인 듯, 쉽사리 이뤄지지 못하는 그들의 사랑은 낭떠러지 앞에선 사람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그들의 사랑의 끝은 과연 그들이 원하던 행복일까, 불행일까.
<발췌문>
“그래서 그 벚꽃나무가 '인형'에게 진실한 사랑을 빌게 되는 나무가 된 거래."
“우와~"
“나도 빌어볼까?"
점심 시간인 듯 여러 명의 여학생이 오밀조밀 모여 앉아 숟가락을 쪽쪽 빨며 한 여학생의 이야기에 정신 없이 감탄사를 내뱉고 있다. 마치 무언가에 반한 듯 다들 몽롱한 눈빛으로 그 여학생을 바라보자, 그 여학생은 더욱더 기분이 좋아진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잠시 멈추었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인형]의 사랑이 쉽고 달콤한 사랑은 결코 아니었데. 죽고싶을 만큼 괴로웠다고 하더라. 엇갈린 운명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거지. 얼마나 괴로웠겠냐? 자기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모두 봐야 했을 텐데..."
“어떡해."
“진짜 죽고싶었겠다."
한참 말많을 여학생들답게 여기저기서 흥미롭다는 반응들이 나오자 말을 이끌어 가는 여학생은 기분이 더욱더 좋아진 듯 막힘 없이 남은 이야기들을 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