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서 장
- 일검(一劍)을 들어 창공을 꿰뚫었고, 일장(一掌)을 뻗어 대해(大海)를 갈랐다. 일갈노성에 천지(天地)는 뒤집히고, 한 번 걸음을 옮기매 만마가 무릎을 꿇었다. 삼산오악(三山五嶽)이 모두 내 손에 있으니, 무림 수천년사에 나를 능가할 자 그 누구냐?
백 년 전.
혈우성풍(血雨腥風)의 무림을 헤치며 한 명의 약관청년이 나타났다. 그는 천하를 굽어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앞으로 이십 년 안에 저 드넓은 중원천하는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능히 천 년(千年)을 가리라!
광언, 아니 망언(妄言)이었다.
천하인들은 그를 비웃고 멸시하는 한편 아무도 그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누가 꿈엔들 상상이나 했으랴? 그로부터 꼭 이십 년 후에 그 청년의 말은 적중하고 말았다.
청년이 무림을 휩쓸기 시작하자 그 힘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하고 공전절후한 대혼란을 야기시켰다. 천하의 기인이사(奇人異士)는 물론이거니와 막강한 전대의 고수(高手)들까지 청년의 일검(一劍)과 일장(一掌)에 추풍낙엽과 같이 날아가 버렸다.
아무도 그의 적수(敵手)가 되지 못하는 가운데 이십 년의 세월이 바람과 같이 흘러간 것이다.
강서성(江西省) 무이산(武夷山).
그곳에 제일봉인 천학봉(天鶴峰)을 중심으로 하여 수십 개의 봉우리를 둘러싸고 거대한 대성(大城)이 생겨났다.
사방을 둘러싼 벽의 길이만도 장장 수십 리에 달하는 웅대한 성(城), 그것은 흡사 만리장성(萬里長城)을 방불케하는 것으로 그 규모만으로도 가히 천하무림을 오시하는 듯 했다.
이름하여 천마성(天魔城)!
어디 그뿐인가? 건립 이후 팔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무림의 불가침의 마역(魔域)으로써 변함없는 성세를 유지해 왔는가 하면 천하의 만마(萬魔)와 만웅(萬雄)이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천마성은 더욱더 하늘을 찌를 듯 강대해지기만 했다.
그렇다면 전 무림을 전전긍긍 무릎 꿇게 한 장본인, 즉 이 천마성의 성주(城主)는 과연 누구인가?
- 천마대제(天魔大帝) 탁무영(卓無影).
바로 백 년 전 무림에 혜성같이 나타나 독패천하(獨覇天下)를 선언한 그 청년으로 천마대제 탁무영이라면 곧 무림의 하늘(天)이었다.
오늘날 중원무림의 정점인 천마성의 주인은 곧 무공에 있어 천하제일인을 의미하는 것이며 동시에 천하제일의 거부(巨富)를 의미했다. 아니 천마성주는 천하제일의 명예(名譽)와 만능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