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짓밟으려는 자(者)와 막으려는 자(者).
천년(千年)의 무림(武林)을 그 말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극(極)과 극(極).
이 두 개의 대립은 천 년을 이어 내려왔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표면에 드러난 것이 아니었다.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극히 은밀하게 진행되어 왔던 것이다.
그 대립 속에는 세인(世人)들이 상상할 수 없는 처절함과 비릿한 혈향(血香)이 배어 있다.
짓밟으려는 자.
―혈마천(血魔天).
아수라(阿修羅)의 마력(魔力)을 이었다는 그들은 천여년에 걸쳐 천하를 혈세(血洗)하려 끊임없이 도발했다.
피로써 천하에 군림(君臨)하려는 악마의 세력, 그들이 바로 혈마천이었다.
그들은 진하디 진한 핏빛 선혈(鮮血)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암흑(暗黑)의 혼돈(混沌)을 조장하려 했다.
혈마천은 실로 가공할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일천명(一千名)에 달하는 혈왕마인(血王魔人).
절대 허물어지지 않을 철옹성(鐵甕城) 같은 악마의 마음과 능히 한 명만으로도 천하를 혈세(血洗)할 마공(魔功)을 지닌 마인(魔人)들이 혈마천에는 무려 천 명이나 존재했다.
또한 그들 천 명을 합한 만큼이나 강한 혈마천주(血魔天主)가 있었다. 미증유의 마력(魔力)을 지닌 혈마천주의 아수라혼천마공(阿修羅混天魔功)은 천지를 암흑(暗黑) 속으
로 밀어 넣을만 했다.
실로 가공할 힘을 지닌 혈마천이었다.
하나 그들은 단 한 번도 중원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천 년의 기나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단 한 번도 중원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
언제나 중원을 향해 그 끈적이는 악마의 혀를 날름거렸던 혈마천.
그들을 막으려는 자.
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막으려는 자.
―천패문(天覇門)!
문파(門派)라는 이름이 어색하게도 천패문은 단 일인(一人)만으로 이어 내려오는 하나의 가문(家門)이었다.
하나 그들이 있어 혈마천은 중원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
피로 천하를 씻으려는 혈마천에 대항해 오며 천패문이 암중에서 천하를 지켜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