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불세의 기인이 남긴 한 권의 무경(武經)!
만무총록(萬武總錄)을 익힌 자는 천하무예를 통달할 수 있다!
무림은 벌집 쑤신 듯 뒤집히는데…….
단지 무경을 익혔다는 사실만으로 무림공적(武林公敵)으로 몰려 남녀노유(男女老幼)를 불문하고 참살을 당하는 피의 회오리가 인다.
단지 은자 열 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한 권의 무경으로 인해 천하는 난세(亂世)에 빠지고…….
과연 정도(正道)는 무엇이고 사도(邪道)는 무엇인가?
무엇이 옮고 그른지 알 수 없는 무림의 진실을 찾아 방랑하는 한 사나이의 운명(運命)은 파란만장하기만 한데…….
<맛보기>
천지가 온통 적막에 잠겼다.
어린 새들도 어미의 품에 잠들어 있는 시각, 황하(黃河)를 면한 곳에 한 채의 장원(莊園)이 자리하고 있다.
장원은 거대한 규모였다.
그 누구의 침입도 불허할 듯 담장은 그 높이가 삼장(三丈)이 넘었으며, 담장 너머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고루거각(高樓巨閣)들이 즐비하게 치솟아 있었다.
<사해문(四海門).>
장원의 대문에는 용사비등(龍蛇飛騰)한 필치로 새겨진 금빛 편액이 걸려 있었다.
하나 뜻밖에도 대문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큰 장원에 수비무사 한 명 없다니 실로 기이한 일이었다.
문득 이 같은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숲이 꿈틀거렸다.
아니, 숲이 아니라 숲의 어둠과 완전히 동화되어 있는 암영(暗影)들이었다.
암영들은 소리 없이 장원을 향해 다가왔다.
첫 번째 암영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급기야는 수백 명의 검은 그림자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하나같이 유령과도 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로 미루어 그들이 한결같이 대단한 무공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장원은 여전히 침묵에 잠긴 채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암영들은 마치 한 덩이 묵운(墨雲)처럼 장원의 담장을 뛰어 넘었다.
슈아아악!
암영이 뛰어든 지 얼마 안되어 갑자기 날카로운 음향과 함께 밤하늘에 불꽃이 솟구쳐 올랐다.
이내 그 불꽃은 호선을 그리며 하늘높이 치솟은 후 직강하했다.
장원의 지붕에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불꽃이 확산되어 순식간에 건물을 불덩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것이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