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녀에게는 진실한 사랑이 필요했다.
필리파는 막대한 아버지의 수술비용을 마련할 길을 찾다가 프랑스의 대부호인 알랭과 계약결혼을 하게 된다. 그는 사업상의 이유로 아내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형식상의 결혼은 필리파에게 굴욕과 절망의 나날을 강요할 뿐이었다. 더구나 알랭에게 매력적인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녀는 심한 질투심에 불탄다.
마침내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파브리스와 함께 프랑스 남부지방으로 종적을 감춘다. 그러자 뒤쫓아 온 알랭은 그녀를 붙들고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는데….
"음, 아가씨가 필리파인가?"
"네."
필리파는 숨을 삼켰다. 목이 타고 맥박이 세차게 뛴다.
"드 쿠르시 씨인가요?"
그는 짧게 냉소를 떠올렸다.
"그렇소. 하지만 사정이 이렇게 됐으니 딱딱하게 부르지 않는 게 좋겠소. 난 알랭이오."
"사정이라뇨?"
그녀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고급 콜걸이 되겠다던 생각은 진심이 아니에요.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아직 설명을 듣지 못한 모양이군." 푸른 눈동자가 그녀의 시선과 부딪쳤다.
"그렇다면 영광스럽게도 내 입으로 말해야겠군. 우리는 결혼하게 됐소."
순간 필리파는 심장이 얼어붙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뭔가 잘못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