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두 얼굴을 가진 여자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민혁에게 맞선은 그저 놀이에 불과했다. 49번째 여자 장희경을 만나기 전까지는. 시종일관 정떨어지는 요조숙녀의 가면을 쓰고 있던 그녀의 본 모습을 알아버린 순간, 민혁은 희경에게 본능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민혁은 자신의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고, 희경이 허겁지겁 먹어대는 것을 바라만 보았다. 식사를 마친 그녀가 입가심으로 준비된 커피까지 마신 뒤에 잔을 식탁에 내려놓자 민혁이 기다렸다는 듯 부드럽게 물었다.「더 필요해?」
「아니, 카페인은 충분히 섭취됐어」희경은 의자에 편히 몸을 기대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민혁이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희경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민혁은 아무말 없이 씩 웃더니 희경의 손을 잡아 자리에서 일으켰다.
「이제 내 굶주림을 채울 차례군」
「무슨…」
희경은 자신의 물음에 대한 그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민혁이 은밀한 눈빛을 띠더니, 순식간에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점령했기 때문이다. 타는 듯한 뜨거움이 두 사람의 맞닿은 입술을 시작으로 점차 온몸에 퍼져갔다. 그는 관능적으로 입술을 비비며, 희경의 입술을 벌렸다. 그리고는 아무런 경고 없이 자신의 미끈한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