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블루

만산흥엽(萬山紅葉)이라.
호남(湖南)의 기산(奇山), 미추산(微秋山).
이 수려하고 울창한 산도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그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미추산의 남쪽 기슭의 산장 하나.
강호무림에서 오랫동안 그 위명을 날려온 중원의 명문 수호산장(秀豪山莊)인 것이다.
무성한 숲에 둘러싸여 그 전경을 다 볼 수는 없으나 호화롭게 솟은 누각과 웅장한 저택, 그것들을 둘러싼 육중한 돌담 등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거창하게 보였다.
하늘이 유난히 맑고 푸른 어느 날의 오후.
그날도 어김없이 수호산장의 육중한 대문 앞에는 장검을 멘 서너 명의 무사가 경계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시간을 보내기가 무료한지 둘러서서 수근수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매우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간인 것이다.
그러나 이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울리더니 무엇인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무사들은 깜짝 놀라 소리난 쪽으로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