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겁륜(劫輪)의 수레바퀴 속에 얼마나 많은 비사(秘事), 괴사(怪事)가 속출했던가? 게다가 선인(仙人)을 방불케 할 절대기인(絶代奇人)들에 의해 창안된 광세절학(曠世絶學)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혈세(血洗)의 무림사 첫머리에 위치한 하나의 비도(秘圖)만큼은 신비 그 자체였다. 선경(仙境)이었다. 천하 어디에도 이토록 아름다운 비경(秘境)은 존재하지 못하리라. 자욱한 운무가 흰 비단처럼 깔려져 있는 이름 모를 절곡 한쪽에선 수백 길에 달하는 폭포수(瀑布水)가 엄청난 굉음과 함께 떨어져 내린다.